이배용
2016-06-10
<선진화 포커스 294호>
평창동계올림픽을 문화올림픽으로
이배용(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
평창동계올림픽이 2018년 2월에 열리니 이제 준비기간은 실질적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조직위원장도 세 차례나 바뀌면서 일의 연속성에 우려도 있으나 지금은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데 오로지 전념할 때다. 올림픽은 온 인류의 관심으로 화합과 평화와 희망을 상징한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은 세 번째 도전으로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 끈질긴 노력의 배경은 우리 민족의 DNA에 기인한다. 우리 역사 속에는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 닥쳐도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도전과 긍정의 힘으로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의 배가 12척이나 남아 있다는 긍정의 힘, 굽이굽이 역사 속에 어려운 시련도 내일의 희망을 가지고 열어 온 것이다. 일제 치하 나라를 빼앗겼던 암울했던 시절에도 할 수 있다는 독립의 투혼으로 찾아낸 나라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도 각계각층이 혼연일체로 힘을 모은 결과, 꾸준히 시설물과 인프라 구축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콘텐츠 개발을 쉬지 않고 준비하여 약속을 준수해 유리한 평가를 받았다.
우선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의 역사적 의미는 현재 분단국가라는 이미지를 넘어 평화의 점화지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한반도 통일과 평화의 영원한 상징이 될 것이다. 둘째, 세계적으로 수많은 국가에서 참여함으로써 더욱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대에 하나로 모여 스포츠를 통한 화합의 장을 열 수 있는 계기로 만들 수 있다. 한데 모이다보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신뢰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한국이 땅 덩어리나 인구수를 보면 크지 않은 나라이나 동방의 해 뜨는 나라의 이미지를 살려 내일의 길을 열어가는데 손잡고 화합의 시대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셋째, 이제 문화외교, 공공외교가 부상하듯이 군사력이나 경제력으로 국가 간 우열을 따질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힘이 강한 나라나 힘이 약한 나라도 문화로 희망을 열고 함께 손잡고 가는 따뜻한 동행의 길을 진정으로 모색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알펜시아만 보면 아무리 아름다운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여기가 스위스인지, 프랑스인지 구별을 할 수 없다. 즉 한옥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수많은 외국인들이 모여드니 전통을 살려 역사가 오랜 문화국가라는 인식을 심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적어도 한옥을 3채는 지어서 우리 문화를 알리는 전시관으로 구성하여야 한다.
또 하나는 세게 각국에서 모여든 선수들의 문화를 모아서 서로를 알게 하는 다문화관으로 그리고 또 하나는 선수들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하는 희망관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올림픽은 여하튼 승부의 세계가 중심이기 때문에 이긴 자에게만 박수와 관심이 쏠리고 진 자에 대한 위로와 배려가 약하다. 선수들은 내일을 더 높이 뛸 수 있는 젊은이들이다. 소기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 선수들이 축 늘어진 어깨를 당당히 펴고 고국으로 돌아 갈 수 있는 희망의 충전장으로써의 다양한 문화시설과 스토리를 구성하여 함께 어울림의 공간으로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창 주변에는 역사문화 유적지가 많다.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강릉의 오죽헌 등 신사임당 유적지, 허난설헌 생가, 선교장, 낙산사, 설악산 등 많은 전통이 살아있는, 우리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유적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일찍이 필자는 평창유치 초기 국가브랜드위원장 시절 한류드라마 제작과 한옥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겨울연가 보러 춘천, 남이섬에 외국 관광객이 물밀듯이 오듯이 강원도 중심의 소재를 찾아 드라마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신사임당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면 색감의 예술과 스토리가 뛰어나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다. 허난설헌은 16세기 주옥같은 시를 지은 허균의 누나로 그의 작품이 명나라에서 출판되어 초희 명나라 소녀들의 초희(허난설헌 이름)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한류의 원조이다. 이들의 휴먼스토리를 엮어 세계인들을 감동시키면 많은 방문객들이 모여드는 유치홍보가 될 것이다. 현재 신사임당 소재 드라마는 SBS에서 준비하고 곧 방영이 될 예정이라니 무척 다행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국가브랜드가 향상되고 남북한 화해협력 및 평화가 증진되고 경제가 활성화 되어 온 국민이 화합하는 희망의 시대를 열어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데일리 2016.6.1 목멱칼럼에서 전재]
( ) 
